2005년 9월 27일 화요일

아날로그로 포장된 첨단 제품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뭔가 특색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새로운 것을 외치는 가운데 평범한 것은 이미 너무 많이 생산되어 길바닥에 널리고 차인다. 그런 의미에서 레트로 스타일은 일단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성능은 현대적이지만 겉모양은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코드가 있기 때문에 날로 번창하는 디지털 문명에서도 통하는 것이다.
라이카를 닮은 디지털 카메라, 2000년대에 나온 1920년대의 장중한 수공예 자동차, 정밀한 디지털 부속품을 간직한 라디오 시계, 영화 <라붐>에서 마티유가 타던 그 스쿠터. 디자이너의 판타지란 이런 것이 아닐까. 재료를 드러내지 않는 마술적인 디자인. 아날로그적 신뢰감이 주는 만족은 사용자가 더 잘 느낄 수 있으리라.


1 KMTA 주드
귀엽다. 근래 가장 각광받는 레트로 제품이 아닐까 싶다. 덩치가 크고 마초 같은 바이크는 이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다. 아우토반 정도는 돼야 무법자처럼 달리는 맛이 난다. 작고 날씬한 클래식 스쿠터는 도시의 이곳 저곳을 이동하기에 좋다. 특히 장충동에서 동대문운동장까지 갈 때 버스 타기도 뭣하고 택시 타면 욕 먹을 것 같은 시추에이션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여러 가지 면에서 디지털은 정말 편리하다. 거기에다 이 스쿠터처럼 아날로그 옷을 입을 수도 있으니 취향대로 고를 수도 있다.
판매원: 성신모터스,가격: 1백89만 원


2 엡손 R-D1
R-D1은 일반인이 쓰는 디지털 카메라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값어치를 한다. 버튼이나 다이얼은 모두 수동식이다. 초점도 그렇고 심지어 셔터를 누르고 나면 셔틀을 돌려야 다음 컷을 찍을 수 있다. 디자인도 묵직하고 섬세하다. 그러나 이 카메라의 심장은 분명 디지털이다. 뒤쪽에는 액정 화면이 달려 있으며 컴퓨터와 호환하여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다. 카메라라는 광학기계는 아날로그에서 첨단까지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간택 받는 카메라가 다르며, 각 카메라마다 장점이 있어서 ‘못난놈'‘잘난 놈' 모두 나름대로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R-D1은 특별하다. 아날로그의 미학과 디지털의 지능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난 놈'이기 때문이다.
수입원: 엡손, 가격: 3백60만 원

3 티볼리 모델 쓰리 클락 라디오
티볼리 테이블 라디오 중에서도 가장 최신 모델이다. 모노 라디오 모델 원과 스테레오 라디오 모델 투의 장점과 기능성을 모아 만들었다. 수신감이 탁월하고 풍부한 음량에 디자인까지 그야말로 굿이다. 시계 라디오는 기상 시간을 맞춰놓으면 라디오가 자동적으로 켜지는 기계다. 째지는 듯한 알람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불쾌하다. 눈을 뜨는 순간 허겁지겁 알람을 끄고 나면 절망적인 기분이 든다. 티볼리 라디오의 스피커는 조금이나마 그런 일렉트로닉한 기분을 소프트하게 풀어준다. 음량이 풍부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사근사근하게 사람에게 다가온다. 또 작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그 스피커의 위용은 놀라워서 방 안 가득히 사운드가 채워진다. 진공관의 알싸한 맛은 아니지만 디지털 음량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수입원: 한스무역, 가격: 40만 원


4 미쯔오카 클래식 카 Le-Seyde
남자들의 로망, 오더메이드 자동차다. 사진 속 모델은 라세드로 그야말로 귀족적이다. 로테크(외관)와 하이테크(내관)를 조화시킨 자동차로 가격은 1억 원 이상이다. 미쯔오카는 일련의 수제 자동차 라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들 차량은 닛산의 몇몇 모델을 기초로 전면과 후면 디자인을 강화했으며 장인이 손질한 각종 소품과 최고급 소재로 치장하고 있다. 덕분에 차체가 튼튼한 것은 물론 기술적 조합도 완벽하다. 다만 가격이 심히 인상적이고 차체가 긁히는 극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 같아 보통 심장으로는 살 수 없다. 최근에는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미니 로버, 폭스바겐 등 레트로 디자인의 자동차를 찾는 사람이 많다. 스피디한 감각이 돋보이는 스포츠카나 검고 풍성한 보디라인을 자랑하는 세단도 좋지만 이런 이미지의 자동차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마니아층이 있다. 클래식 카, 디자인은 과거에 있지만 테크는 빛의 속도로 미래로 가고 있다.
수입원: 미쯔오카 코리아, 가격: 한화 1억 원이상


<출처 : 디자인>



[트랙백] http://blog.naver.com/somiyaa/12001799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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